학창 시절, 소위 말해 엄친딸이었다. 그 증거로 엄마가 모아 놓은 수십 장의 상장이 있다. 성적 우수상을 비롯하여 각종 경시대회 수상, 모범상, 그리기 대회 상장 등 종류도 다양하다. 그런데 유일하게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글쓰기 관련 상장이다. 어릴 적부터 글쓰기에 재능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얼마 전 상장을 다시 보니 실감이 났다. 어쩌면 가장 재능이 없는 분야가 글쓰기인데 글을 쓰는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심지어 평생 글을 쓰고 싶어 한다는 게 신통방통하다.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가수가 되고 그림을 잘 그려야 화가가 되듯이 작가는 글을 잘 쓰는 사람,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되는 줄로만 알았다. 내게 글쓰기 재능은 없다고 단정 지었다. 글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도, 글을 꾸준히 써본 적도..